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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폐증산재 " 탄광보다 무서운 채석장 폐병"산재정보 2024. 10. 8. 19:45반응형
일하다 보면 “노무사님이 내 사건 너무 잘 해줘서 내 친구도 노무사님한테 소개해주고 싶어.” 라면서 의뢰인분들께서 또 다른 산재를 입은 재해자를 소개해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해드릴 상담 사례도 그 경우인데요. 소개를 해주신 기존 의뢰인 분께서 설명해주시기를 “내 고향 친구인데, 돌 깨는 일 하다 서울 망우리로 이사 와서 나중에는 같이 목수를 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선생님 고향이 어디신데요?” 물으니 “전라도 익산”이라고 대답하셨어요. 짐작 가는 바가 있어서 “혹시 친구분이 진폐증 있으세요?” 했더니, “어떻게 알았어?” 하시더라고요.
상담을 하다 보면요. 재해자분들의 고향을 묻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과거 산업화가 진전되던 시기에는 각 지역별로 대표 산업이 있었거든요.
대구는 섬유공장, 익산이나 보령은 채석장 이런 식으로요. 과거 익산이나 보령에서 태어나서 석재 일을 하시던 분들은 평생 고향에서만 일한 경우도 있지만, 일부 석공들은 서울 망우리나 구리 쪽으로 대거 이동하셨거든요.
불상이나 석공예품의 일본 수출이 많던 과거 석재산업의 호황기에 일손이 많이 필요한 대형 석재업체로 고향 선후배들이 한꺼번에 옮겨가셨다고 해요.
오늘 소개해드릴 상담 건이 바로 그 때 익산에서 서울로 옮겨오셨던, 진폐증산재 의심되는 석공분의 사례입니다.
[어느 석공의 삶]
제가 소개받은 석공분은 과거 석등, 석탑, 불상 같은 돌로 된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자셨어요.
전북 익산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서 먹고 살 게 없으니까 일이 험하긴 해도 일당이 높았던 석공 일을 시작하셨는데, 기술이 좋아서 “일당 더 많이 쳐줄 테니까 우리한테 오라”고 여기 저기 부르는 데도 많아서 이 곳 저 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열심히 돈 버셨대요.
나중에 작은 석재 업체 사장이 되었다가도 다른 데 일손 모자라다고 하면 다시 일용직이 되기도 하시면서요.
본인이 해오신 일 설명하시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본인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보이시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저는 이렇게 한 가지 일을 오래 잘 해오신 분들 특유의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좋아요. 존경스럽기도 하고요.
아무튼 그렇게 서울로 옮겨 오셔서 대형 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서울 쪽 대형 석재업체들이 석재 가공용 그라인더를 도입했어요.
그라인더 아시죠? 돌 갈아내는 기계인데요. 망치나 정 같은 도구들보다 훨씬 정교한 작업이 가능해서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술이었대요.
그런데 그라인더를 사용하면 이 정과 망치로 돌을 다룰 때보다 훨씬 큰 소음과 훨씬 많은 먼지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요.
아무튼 그렇게 석재 일 하시다가 일본 수출이 주춤해지는 때가 오자 1980년대에는 사우디아라비아도 가셨더라구요.
중동에 건너가서 학교도 짓고, 공항도 짓고, 병원도 짓고, 기숙사도 짓고... ‘내가 내 기술로 내 식구도 벌어맥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돕는구나’ 일은 고되도 떳떳하셨대요.
그런데 한국에 귀국하니까 석재 산업이 많이 죽어서 폐업한 곳이 많았대요.
그때부턴 건설현장에서 건축용 석재 잘라 붙이는 일도 하셨고,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석축 쌓거나 공예품도 만드셨고, 돌 다루는 현장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돌아다니면서 일하셨죠.
그렇게 50~60대가 되었는데, 어느새 귀가 어두워지고 기침도 나기 시작하신 거죠. 결국 진폐증 진단을 받게 된 그 즈음 저를 만나신 거예요.
한창 자식들 대학 가고 결혼시켜야 하는 시기에 덜컥 진폐에 걸려 일을 못하시니까 진폐증산재라는 희망 하나 붙들고 계신 상황이었어요. 산재가 인정되면 보상이 나오니까요.
탄광보다 무서운 채석장 폐병
석재에는요, 결정형 유리규산이 함유될 수 있어서 폐암이나 진폐, 규폐증 발생 확률이 높습니다.
진폐증 치료로 회복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병이 아니에요. 단지 기침 가래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투여하고 폐렴을 예방하는 정도 밖에 대책이 없어요.
탄광부 진폐와 비교했을 때 석공들에게서 발생하는 진폐(규폐)는 그 진행이 더 빠릅니다.
석재 일을 그만 둬도 병이 계속 진행되어 반복적으로 폐결핵이나 폐렴이 발생하면서 결국 호흡 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입니다.
여전히 전국의 석재 가공 업체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영세업체다 보니 작업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요. 고령의 한국 노동자들이나 이주 노동자들이 사이즈도 잘 맞지 않는 방진 마스크 하나에 의지해 돌을 깎고 계세요.
그나마 방진 마스크도 쓰지 않거나 천으로 입을 감싸고 일하던 옛날보다야 낫겠지만, 방진 마스크랑 얼굴 사이로 돌먼지가 들어가 그대로 호흡기를 통해 폐로 가는 건 여전하니까 앞으로도 석공들의 진폐증산재는 계속 생길 가능성이 높지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제가 상담드린 석공 분께서는 진폐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현재 근로복지공단에서 정밀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계십니다.
몸이 약해지고 고령이라 이제 일하러 오라고 더 이상 불러주는 데도 없으니 “진폐증 진단이 나와서 산재라도 인정되면 좋겠다”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산재 노무사로서 저는 어려서부터 생계를 위해 각종 산업 현장에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신 아버님, 어머님들의 사연 하나하나 허투루 듣지 않고 산재 보상 받아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노무사의 상담사례 , <석공과 진폐증> 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진폐증은 진단후 산재신청만 한다고 끝이아닙니다 .
재해자에게 적정한 보상이 지급될수있도록 정확한 절차진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러한 어려움은 산재전문노무사를 통해 해결하시길 권고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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